본격적인 선거철이다. 현재 뿐만 아니라 역대 대선 후보들의 유권자 공약 중 공통분모를 꼽는다면 ‘고용’과 ‘복지’가 빠지지 않을 것이다.

고용안전망의 역사는 1901년 벨기에의 공적 실업보험을 시작으로 하여, 20세기 복지국가의 역사와 맞물려 돌아갔다고 볼 수 있다. 실업보험의 출현과 함께 사회복지, 사회안전망이 등장하기 시작하였고, 현재 많은 국가에서 고용안전망이 정부의 적극적인 고용정책과 한편으로는 사회복지정책과 연계되고 있다.

한국사회보장제도의 성장과정을 보여주는 것 중 하나도 바로 고용보험제도이다. 우리나라 고용보험정책은 실직근로자에게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전통적 의미의 실업보험사업 외에 고용촉진 및 근로자의 직업능력개발과 향상을 꾀하고, 국가차원의 직업소개와 지도기능을 강화하는 것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또한 근로자의 직업안정에 기여하기 위해 실업예방, 고용기회의 증대, 고용구조의 개선, 직업능력개발, 기타 근로자의 복지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의무가입형태의 사회보험제도이다. 이 중 직업능력개발 사업은 사내직업훈련지원, 교육훈련지원, 실직자재취직훈련, 직업훈련시설지원으로 구분된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노동부 국비지원 제도 중 ‘근로자직무능력향상제도’는 고용보험에 가입중인 사업장의 재직근로자로서, 자비로 교육과정을 수강하는 경우 교육비의 일부를 환급해 주는 제도이다. 파견/기간제/단기간/일용 근로자는 80%까지 지원받을 수 있고, 우선지원대상기업의 재직자는 약 20% 가량 지원받을 수 있다.

그리고 ‘사업주 훈련’은 회사에서 교육비를 부담해 재직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는 경우 교육비의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인데, 이 또한 고용보험에 가입된 재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다.

언급한 것처럼 이러한 제도를 활용할 때 1차 조건은 고용보험가입 여부인데, 업체 교육을 진행하다보면 상상 이하로 고용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패션업체가 극미하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곤 한다. 고용보험 가입률이 저조한 것과 더불어 특기할 사항은 고용보험에 있어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나누어 적용하는 나라가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와 일본 밖에는 없다는 점이다. 유럽의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웨덴 등은 고용보험의 적용범위를 ‘모든 근로자’로 명시하여 전체 근로자에게 고용보험을 적용하고 있다고 한다.

며칠 전 국내 유수의 한 패션그룹 인재개발팀 담당자가 필자를 찾아와 매장 직원들 교육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기존의 본사차원에서 진행한 교육 프로그램에서 채용과 육성, 보상 등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음에 대한 피드백으로 전면적인 교육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여기에는 채용 시 과정에서나 채용 후 근무과정에서 회사가 필요로 하고, 계속 회사에 남아 기여해줄 수 있는 인력에 대한 선별과 확신이 부족하다는 우려도 포함되어 있음을 읽을 수 있었다.

내 사람이 될 만한 인재를 가려서 교육하고 싶은데, 기껏 교육시켜놓으니 다른 회사로 가버리는 상황을 보면 당연히 허탈할 것이다.

이러한 딜레마를 고용보험을 통해 회사에 대한 소속감과 안정감을 주고, 제도를 활용한 다양하고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개인발전(회사발전으로 귀결되는)의 복지를 이룬다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