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생활의 달인’ 이상으로 잔잔한 감동과 깨달음을 주는 TV 프로그램이 있다. ‘직업의 세계-일인자(EBS)’와 ‘백년의 가게(KBS)’가 그것이다.

‘직업의 세계-일인자’는 다양한 직업의 최고 일인자를 찾아 그 분야의 명장, 명인이 된 노력의 과정과 성공 비결을 전달한다.

‘백년의 가게’는 세계 각국에 있는 백년 가게를 찾아 장수기업으로 성장 할 수 있는 조건과 그들만의 절대 비밀을 공개한다.

이들 일인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독일의 신경과학자 다니엘 레비틴 박사가 내놓은 연구결과로 알려져 있는 ‘1만 시간의 법칙(The 10,000-Hours Rule)’과 어김없이 연결된다.

다들 잘 알다시피 특정 분야에 1만 시간 이상 투자하면 뇌는 거기에 적응하게 된다는 것인데, 중요한 것은 1만 시간을 버틸 수 있는 일이어야 하고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선택해야 가능하다.

필자의 경험을 비추어봤을 때 교육수료생들의 취업 후 히스토리를 보면, 그 일에 대한 본인의 열정과 더불어 그 브랜드에 대한 개인적 선호도가 근무기간과 비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현직 매니저들도 마찬가지다. 좋은 성과를 내면서 장기 근무하는 것은 분명 본인이 좋아하는 브랜드이면서, 브랜드 자부심이 높은 경우다. 돈이나 안정을 좇아 여기저기로 옮기는 사람치고 진정한 일인자인 경우는 없다.

물리적으로 1만 시간만 채우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본인의 브랜드가 최고라는 생각과 열정, 노력만이 1만 시간의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것이다.

기업, 회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일인자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기업, 회사가 직원에게 1만 시간의 노력을 실천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기다려야 한다.

여기서 100년 가게들의 몇 가지 특징을 주목하면, 가족경영(직원을 정말 내 가족처럼 생각하는 마인드와 시스템)과 최고의 기술을 전수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각 국의 왕족, 유명인사들 뿐만 아니라 교황 베네딕토 16세도 사랑한 모자로 알려지며 더욱 널리 알려진 독일 모자 名家 ‘후트쾨니히’는 가족기업이며, 평균 10~20년을 일한 직원들 또한 가족처럼 생각하고 대하기에 커뮤니케이션은 수직이 아닌 일직선상에서 이루어진다고 한다. 중국의 158년 전통 신 名家 ‘네이렌셩’은 전 직원이 모두 주식을 가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직원들이 함께 뜻을 모아 회사의 내일을 위해 노력한다.

또한, 106년 역사를 가진 일본의 안경 기업 ‘마스나가’는 하나의 안경이 완성되기까지 걸리는 총 200여 가지의 공정별 팀장제도를 실시, 팀에서 가장 실력이 좋은 장인이 신입사원을 교육시킨다.

196년 전통, 유럽 최고의 맞춤 신발 가게 ‘루돌프 쉐어’에서 일한 경력은 세계 최고의 기술을 지니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연결된다. 즉, 배울 것이 있는 회사인 것이다.

‘로에베’만의 장인 육성 프로그램처럼 진정한 일인자들을 길러내고 예우하고 그들이 다시 후배들을 양성하는, 진정한 의미로 최고의 가치와 제품을 제공하는 100년 가게들의 숨은 힘에서 배워야 할 점은 분명 있다.

어느 기업이든 오래가고 싶고, 명품을 만들고 싶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회사에 일인자가 (얼마나) 있는지, 있다면 그 일인자가 계속 우리 회사에서 일하고 싶어 할 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